지하철이 멈추면 요금 돌려받을까? 운임 반환·대체교통비 받는 조건

지하철이 멈췄을 때 돈을 돌려받느냐는 몇 분 늦었느냐보다 그 자리에서 여행을 그만뒀는지, 열차 안에 얼마나 갇혀 있었는지로 갈립니다. 중간 역에서 여행을 그만두면 그 역에서 운임을 돌려받습니다. 기다렸다가 계속 타고 갔다면 돌려받는 운임은 없고, 5분 이상 늦었다는 지연증명서만 받을 수 있습니다.

운임과 따로 주는 대체교통비는 조건이 더 좁습니다. 운영사 잘못으로 열차 안에서 1시간 이상 내리지 못했거나, 막차가 30분 이상 늦거나 열차가 그만큼 늦어져 갈아탈 막차를 놓친 경우에만 5,000원이나 10,000원이 붙습니다. 금액은 서울교통공사·9호선과 코레일이 다릅니다.

9월 14일 낮 2호선이 이런 경우였습니다. 신림~대림 구간 전차선에 전기가 끊겨 11시 51분쯤부터 12시 20분쯤 복구될 때까지 열차가 멈추거나 늦어졌습니다(이데일리 보도). 30분 안팎이라 열차 안 1시간 조건에는 못 미칩니다. 중간 역에서 나가 다른 교통편을 탔다면 운임 반환을, 복구될 때까지 탔다면 지연증명서를 챙길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상황별로 돌려받는 돈

대체교통비는 운임 반환에 더해 받는 돈입니다. 서울교통공사와 메트로9호선 여객운송약관은 금액이 같고, 코레일 광역철도 여객운송약관은 대체교통비를 모두 10,000원으로 정했습니다.

상황서울교통공사·메트로9호선코레일 광역전철
기다렸다가 계속 타고 감운임 반환 없음. 5분 이상 늦었으면 지연증명서같음
중간 역에서 여행을 그만둠운임 반환운임 반환
운영사 잘못으로 열차 안에서 1시간 이상 못 내림운임 + 5,000원운임 + 10,000원
막차가 30분 이상 1시간 미만 늦음, 또는 그만큼 늦어져 갈아탈 막차를 놓침운임 + 5,000원운임 + 10,000원
위와 같은데 1시간 이상 늦음운임 + 10,000원운임 + 10,000원
천재지변 등이거나 운영사 잘못이 아닌 게 분명함대체교통비 없음대체교통비 없음

막차가 늦었어도 30분이 안 되면 대체교통비는 없습니다. 제외 사유는 대체교통비에만 붙습니다. 서울교통공사·9호선 약관은 천재지변이나 기상 상태처럼 예견하지 못한 상황과 운영사 잘못이 없는 게 분명한 경우를, 코레일 약관은 천재지변과 운영사 책임이 없는 게 분명한 경우를 뺍니다. 여행을 그만둔 사람의 운임 반환에는 이런 단서가 없습니다.

‘열차 안에서 1시간’이라는 문구도 눈여겨보세요. 약관은 늦어진 시간이 아니라 열차 안에서 내리지 못한 시간을 기준으로 적었습니다. 역에 멈춰 문이 열린 상태로 기다렸다면 문구만 보면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세 약관의 대체교통비 조항은 택시 영수증에 적힌 실제 요금이 아니라 정해진 금액만 정합니다. 도착이 늦은 시간에 따라 운임의 일정 비율을 돌려주는 기차 지연배상과도 방식이 다릅니다. 기차의 기준은 KTX 지연 보상 구간별 비율과 빠지는 경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운임 반환은 그만둔 역에서, 그때 청구합니다

서울교통공사 여객운송약관은 여행을 그만둔 당시에 그 역에서 반환을 청구하도록 정합니다. 그 역을 떠나기 전에 고객안전실(메트로9호선은 안전관리실)을 찾아 운행 중단 때문에 여행을 그만둔다고 말하면 됩니다.

사람이 몰려 바로 처리하기 어렵다면 미승차확인증을 받아 두세요. 확인증이 있으면 14일 이내에 다른 역에서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코레일은 확인증 발행일부터 14일 이내에 광역철도 노선의 역에서 받습니다.

확인증 없이 이미 역을 나왔다면 나중에 청구하는 절차는 약관에 따로 없습니다. 서울교통공사 구간이면 고객센터(1577-1234)에 사정을 설명해 문의할 수는 있지만 돌려받는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돌려받는 금액은 승차권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 1회용 교통카드(1회권): 그 표에 기록된 운임을 돌려받습니다. 코레일 약관은 ‘여객이 지급한 운임’이라고 적었습니다.
  • 선불·후불 교통카드: 탄 거리만큼이 아니라 기본운임 한 번분입니다. 서울교통공사·9호선 약관은 ‘1회권 기본운임’, 코레일 약관은 ‘종별 교통카드 기본운임’이라고 적었고, 수도권 어른 기본운임은 교통카드 1,550원, 1회권 1,650원입니다. 서울교통공사 약관은 기후동행카드도 같은 기준에 넣었습니다.
  • 정기권: 정기권 종류별로 정한 1회분 운임을 돌려받습니다. 운행 중단으로 3일 이상 계속 쓰지 못했다면 충전한 기관의 역에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서울교통공사·9호선 약관).

어느 약관을 따르는지: 멈춘 구간의 운영사

서울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출입문 위에 붙은 순환선 노선도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2호선 전동차의 출입문 위 노선도. 사진 R151trains, Wikimedia Commons, CC0.

1~8호선은 대부분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지만, 1·3·4호선은 같은 호선 안에서도 구간에 따라 코레일이 운영합니다. 경의중앙선·수인분당선·경춘선은 코레일 노선입니다. 9호선은 개화~신논현을 메트로9호선이, 언주~중앙보훈병원을 서울교통공사가 맡는데, 두 구간의 대체교통비 금액은 같습니다(서울교통공사 9호선 구간 약관).

갈아타며 이동했다면 전체 경로가 아니라 멈춘 열차가 달리던 구간의 운영사를 기준으로 보세요. 운영사가 헷갈리면 역 고객안전실에 탔던 열차의 행선지와 시각을 말하고 물으면 됩니다. 신분당선·공항철도처럼 여기서 다루지 않은 노선은 그 운영사의 여객운송약관을 따로 봐야 합니다.

열차가 멈췄을 때 순서대로 할 일

  1. 안내방송으로 운행 재개 예상 시각을 듣습니다. 오래 걸린다고 하면 계속 기다릴지, 역에서 내려 다른 교통편으로 갈지 정합니다.
  2. 그만두기로 했다면 내린 역의 고객안전실로 갑니다. 운행 중단으로 여행을 그만둔다고 말하고 운임 반환을 청구합니다. 줄이 길면 미승차확인증을 받습니다.
  3. 열차 안에 오래 갇혔거나 막차를 놓쳤다면 시각을 적어 둡니다. 멈춘 시각, 내린 시각, 탔던 열차의 행선지를 메모해 두면 대체교통비를 요청할 때 설명하기 쉽습니다. 코레일은 ‘당일 하차역’에서 받는다고 약관에 적혀 있습니다.
  4. 회사나 학교에 낼 서류가 필요하면 지연증명서를 뗍니다.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는 30일 전까지, 코레일은 7일 전까지 지연 기록을 보여 주니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발급 순서는 지하철 지연증명서 발급: 서울교통공사·코레일 어디서 받을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연증명서는 열차가 늦었다는 사실을 적은 서류일 뿐 돈을 돌려받는 근거는 아닙니다. 메트로9호선 간편지연증명서 안내도 증명서가 열차 이용이나 지연으로 생긴 손해를 증명하지 않는다고 밝힙니다. 돈을 돌려받으려면 증명서보다 그 자리에서 여행을 그만두고 청구하는 쪽이 먼저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