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기간 지난 상품권, 5년 안이면 돌려받습니다: 종이 90%·모바일은 최대 100%

서랍에 넣어 둔 종이 상품권이나 카카오톡 선물함에 남은 기프티콘의 유효기간이 지났다면,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유효기간은 쓸 수 있는 기한이고, 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기한은 따로 있습니다. 상품권은 상행위로 생긴 채권이라 상법 제64조의 소멸시효 5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미사용 금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돌려받는 비율은 종이 상품권이냐 모바일 상품권이냐에 따라 갈립니다. 종이는 구매액의 90%, 모바일은 금액과 받는 방법에 따라 90%에서 100%까지입니다. 이 차이가 어디서 생기는지, 그리고 유효기간이 아직 남았다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여러 브랜드의 플라스틱 기프트카드가 겹쳐 놓인 모습
기프트카드 여러 장. 사진 Tom Eppenberger Jr.(색보정·자르기 Daniel Case), CC BY 2.0, 위키미디어 공용.

유효기간이 지나도 5년까지는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품권의 유효기간은 발행사가 정한 사용 기한입니다. 그 기한이 지나면 물건으로 바꿔 갈 권리는 사라지지만, 이미 낸 돈에 대한 채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채권이 없어지는 시점이 소멸시효 5년입니다.

주의할 것은 5년을 어디서부터 세느냐입니다. 두 종류가 다릅니다.

  • 종이 상품권 — 상품권을 발행한 날부터 5년입니다(지류형 상품권 표준약관 제7조). 내가 산 날이 아니라 상품권에 인쇄된 발행일 기준이어서, 선물로 받았다면 실제로 남은 기간이 생각보다 짧을 수 있습니다.
  • 모바일·전자 상품권구매한 날 또는 마지막으로 충전한 날부터 5년입니다(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제8조). 충전해서 쓰는 카드형은 충전한 순서대로 시효가 차례로 완성됩니다.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마지막으로 그 상품권을 가진 사람입니다. 선물받은 기프티콘이라면 보낸 사람이 아니라 받은 사람이 신청합니다. 받은 사람이 신청할 수 없는 사정일 때만 구매자가 대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얼마를 돌려받나: 종이 90%, 모바일은 최대 100%

비율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나와 있습니다. 2025년 12월 18일 시행된 현재 기준은 이렇습니다.

상품권 종류 유효기간 경과 후 환급
종이 상품권 구매액의 90%
모바일·전자 상품권 (5만 원 이하) 구매액의 90%
모바일·전자 상품권 (5만 원 초과) 구매액의 95%
모바일·전자 상품권을 포인트·마일리지로 받을 때 100% (발행사가 적립금 제도를 운영하는 경우)

5만 원을 기준으로 나눈 이유가 있습니다. 5만 원 이하는 커피 한 잔처럼 특정 물건을 주는 상품권이 많아 유효기간 안에 쓰일 가능성이 높고, 5만 원을 넘으면 금액을 자유롭게 쓰는 형태가 많아 남길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남기기 쉬운 쪽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 2025년 9월에 95%로 올렸고, 현금 대신 그 회사의 포인트로 받겠다고 하면 한 푼도 떼지 않도록 100% 항목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포인트 환불은 소비자가 요구할 때만 적용되므로, 현금이 필요하면 현금으로 요구하면 됩니다.

기준이 되는 금액은 권면에 적힌 금액이 아니라 실제로 낸 돈입니다. 1만 원권을 9천 원에 할인 구매해 한 번도 쓰지 않았다면 돌려받는 돈은 9천 원의 90%인 8,100원입니다. 할인 구매한 상품권을 권면액 기준으로 계산하면 실제보다 많게 나옵니다.

'잔액 환불'과 헷갈리지 마세요

상품권 환불에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가 있습니다. 검색하면 60%, 80%라는 숫자가 함께 나오는데 이것은 위의 90%와 다른 상황을 말합니다.

언제 조건 받는 것
유효기간 에 일부 쓰고 남았을 때 권면금액 1만 원 초과는 60% 이상, 1만 원 이하는 80% 이상 사용 남은 잔액 전액 현금
유효기간이 지난 소멸시효 5년 이내 미사용 금액의 90~100%

즉 60%·80%는 "이만큼 쓰면 나머지를 현금으로 바꿔 준다"는 문턱이고, 90%는 "기간을 놓쳤을 때 이만큼 돌려준다"는 비율입니다. 상품권 두 장 이상을 한 번에 냈다면 권면금액을 합한 금액이 문턱의 기준이 됩니다.

유효기간이 아직 남았다면 연장이 먼저입니다

환불은 손해를 줄이는 방법이지 이득은 아닙니다. 기간이 남아 있다면 먼저 할 일이 따로 있습니다.

  1. 연장을 요청하세요. 모바일·전자 상품권은 유효기간 안에 소비자가 연장을 요청하면 발행사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3개월 단위로 연장해야 합니다. 앱의 선물함이나 상품권 상세 화면에 연장 버튼이 있는 경우가 많고, 없으면 발행사 고객센터로 요청합니다.
  2. 안내 문자를 지우지 마세요. 발행사는 유효기간이 끝나기 30일 전 통지를 포함해 세 번 이상 만료 시점, 연장 방법, 기간이 지난 뒤 잔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문자나 이메일로 알려야 합니다. 이 안내가 오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나중에 다툴 때 근거가 됩니다.
  3. 쓸 곳이 줄었다면 전액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발행사가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사용처를 줄이거나 이용 조건을 바꾼 경우, 금액형이면 잔액 전부를 돌려받고 물품형이면 같은 값의 상품권으로 교환하거나 구매액을 돌려받습니다. 천재지변이나 상품권 자체의 결함으로 물건을 받지 못할 때도 같습니다.
  4. 수수료를 요구하면 거절하세요. 기프티콘을 내밀었다고 별도의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실제로 받아 가는 것은 분쟁해결기준상 시정 대상입니다. 추가로 낸 돈은 돌려받습니다.

산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더 간단한 길도 있습니다. 모바일·전자 상품권은 구매일로부터 7일 이내면 구매액 전부를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이 통하지 않는 경우

위 내용은 모든 종이 쿠폰에 다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미리 알아 두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애초에 대상이 아닌 것들. 발행사가 전액 무상으로 준 상품권, 버스·기차 등 운송 서비스만을 위한 것, 전화카드 같은 통신 서비스 전용, 그리고 특정 영화나 특정 공연을 볼 권리처럼 지정된 서비스 이용권은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영화 예매권이라도 금액을 자유롭게 쓰는 형태인지 특정 상영을 보는 권리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 강제 규정이 아닙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소비자기본법 제16조에 따른 고시로, 다른 법령이나 당사자 사이의 약정이 없을 때 적용하는 합의 권고 기준입니다. 표준약관 역시 사업자가 쓰도록 권장하는 양식입니다. 발행사가 따르지 않으면 곧바로 강제할 수단은 없고, 아래의 분쟁 절차로 넘어가게 됩니다.
  • 발행사가 돈이 없으면 기준도 소용없습니다. 2024년 9월 15일 개정 전자금융거래법이 시행되면서 선불업 등록 업체는 충전금을 별도로 보관할 의무를 집니다. 반대로 등록하지 않은 업체는 그 보호를 받지 않습니다. 실제로 2025년 3월에는 한 온라인 상품권 발행사가 등록 없이 영업한 일로 관계부처가 소비자 유의사항을 냈습니다. 금액이 큰 상품권을 살 때는 상품권에 표시된 지급보증이나 피해보상보험 내용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온누리상품권과 지역사랑상품권은 별도입니다. 이 상품권들은 각각 다른 법령과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발행되므로 유효기간과 환불 조건이 다를 수 있습니다. 발행처 안내로 따로 확인하세요.

거부당했을 때의 순서

발행사가 "유효기간이 지나서 안 됩니다"라고 답하는 일은 여전히 흔합니다. 그때는 이 순서로 움직입니다.

  1. 발행사 고객센터에 근거를 들어 다시 요청합니다. 상품권 종류, 구매일 또는 발행일, 구매액, 사용하지 않은 금액을 적고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환급 비율을 언급합니다. 상품권 이미지나 구매 내역을 함께 보내면 처리가 빠릅니다.
  2. 그래도 거부하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상담을 신청합니다. 전화는 국번 없이 1372, 인터넷 접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소비자24에서 합니다.
  3. 상담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피해구제와 분쟁조정으로 넘어갑니다. 한국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절차를 거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정안을 양쪽이 받아들이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온라인으로 산 상품권이라면 구매일로부터 7일 이내에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청약을 철회할 수 있고, 판매자는 3영업일 안에 환불해야 합니다.

지금 확인할 것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세 가지입니다. 서랍 속 종이 상품권은 인쇄된 발행일을 보고 5년이 남았는지 확인하고, 카카오톡 선물함과 카드사 앱의 기프티콘은 유효기간이 남았으면 연장부터 신청합니다. 이미 지난 것은 발행사에 미사용 금액의 환급을 요청하되, 5만 원이 넘는 모바일 상품권이면 95%인지, 포인트로 받으면 100%인지 먼저 물어보세요.

그리고 기준이 되는 금액은 권면액이 아니라 내가 낸 돈이라는 점만 기억하면, 발행사가 제시한 금액이 맞는지 직접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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