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끊긴 전기차 문 여는 법: 테슬라 모델Y·3 수동 해제와 아이오닉 5 차이

사고로 차에 전기가 끊기거나 12V 배터리가 방전되면, 버튼으로 여는 전기차 문은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때 앞문 창문 스위치 앞의 수동 해제 장치를 위로 당기고, 뒷문은 차에 따라 도어 포켓 아래 덮개 속 케이블을 당겨야 합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평소 쓰는 실내 손잡이를 그대로 당기면 열립니다.

이 위치를 미리 알아 둘 이유가 생겼습니다. 중국 시장감독총국은 8월 21일 테슬라를 포함한 9개 회사의 차 약 427만 대 리콜을 공개했습니다. 비상용 기계식 손잡이가 내장재와 색이 비슷해 알아보고 조작하기 어렵다는 이유입니다(중국 매일경제신문). 한국에서 팔린 차의 리콜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고, 국내에는 전원이 끊겼을 때 문을 여는 방법을 정한 기준도 없습니다.

전기가 끊기면 왜 문이 안 열리나

매립형 손잡이는 평소 차체 안에 들어가 있다가 잠금이 풀리면 튀어나오거나, 누르면 한쪽이 돌아 나오면서 문을 엽니다. 테슬라는 실내에서도 손잡이 위 버튼을 눌러 전동 걸쇠를 푸는 방식입니다. 모두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에 충돌로 저전압 계통이 멈추면 평소 방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사고가 아니어도 문제가 생긴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5년 9월 2021년식 모델Y 17만4,290대에 대해 예비조사를 시작했습니다. 12V 전압이 낮아지면 바깥 손잡이가 작동하지 않아, 뒷좌석에 태운 아이를 꺼내지 못하고 창문을 깨고 들어간 사례가 신고됐습니다(CBS News).

문이 잠겨 차체 안으로 들어가 있는 테슬라 모델 S의 매립형 바깥 손잡이
잠긴 상태에서 차체 안으로 들어가 있는 테슬라 모델 S의 바깥 손잡이. 사진: Morten Haagensen,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테슬라: 앞문은 레버, 뒷문은 케이블

테슬라 매뉴얼은 전원이 없을 때만 수동 해제 장치를 쓰라고 안내합니다. 앞문 방법은 같지만, 뒷문은 연식과 생산 시기에 따라 장치가 있는 차와 없는 차로 나뉩니다.

차종앞문뒷문
모델Y 2025년형 이후창문 스위치 앞 수동 해제 장치를 위로 당김도어 포켓 아래 덮개 앞쪽 틈에 손가락을 넣어 덮개를 들어내고, 기계식 해제 케이블을 앞으로 당김
모델Y 2020~2024년형창문 스위치 앞 수동 해제 장치를 위로 당김일부 차량에만 있음. 도어 포켓 바닥 매트를 걷고 빨간 탭을 눌러 덮개를 연 뒤 케이블을 앞으로 당김
모델3 2024년형 이후창문 스위치 앞 수동 해제 장치를 위로 당김2025년 2월께 이후 상하이 공장 생산분에 있음. 도어 포켓 아래 덮개를 들어내고 케이블을 앞으로 당김

차종별 그림은 모델Y 2025년형 이후 매뉴얼, 2020~2024년형 모델Y 매뉴얼(영문), 모델3 2024년형 이후 매뉴얼(영문)에 있습니다. 2023년형 이전 모델3와 모델S·X는 구조가 다르니 차량 화면의 사용자 매뉴얼에서 ‘전력이 없을 때 도어 열기’ 항목을 찾아보세요.

뒷문 장치가 없는 차라면 뒷좌석 승객은 앞좌석 쪽으로 옮겨 앞문 레버로 나와야 합니다. 앞의 NHTSA 조사 자료도 차 안의 수동 해제 장치는 어린아이가 다루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평소 연습 삼아 당겨 보는 것은 피하세요. 매뉴얼은 수동 해제로 문을 열면 창문이 자동으로 내려가지 않아 창문이나 내장재가 상할 수 있고, 달리는 중에는 쓰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위치를 눈으로 익혀 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차 밖에서는 12V 전원이 없으면 바깥 손잡이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매뉴얼은 견인 고리 덮개 안 단자에 외부 12V 전원을 연결해 후드를 여는 방법을 안내하지만, 후드 잠금만 풀릴 뿐이고 전원 장비도 있어야 합니다. 아이나 반려동물이 갇혔다면 이 방법을 찾기 전에 119에 먼저 신고하세요.

아이오닉 5: 실내 손잡이는 그대로, 바깥은 앞부분을 누릅니다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평소 쓰는 실내 손잡이로 전원이 끊겨도 문을 열 수 있고, 에어백이 터지면 모든 문의 잠금이 풀리도록 설계됐습니다(지디넷코리아). 테슬라처럼 따로 숨은 레버를 찾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아이오닉 5 사용설명서(영문)를 보면 앞문은 잠겨 있어도 실내 손잡이를 당기면 잠금이 풀리며 열립니다. 뒷문은 한 번 당기면 잠금이 풀리고, 한 번 더 당기면 열립니다. 전자식 어린이 보호 잠금이 켜진 뒷문은 원래 안쪽 손잡이로 열리지 않지만, 이 상태에서 에어백이 터지면 뒷문 잠금이 자동으로 풀립니다.

바깥 손잡이는 방전 같은 비상시에도 손으로 꺼낼 수 있습니다. 손잡이 앞부분을 누르면 뒷부분이 튀어나오고, 그 부분을 당겨 문을 엽니다. 문이 잠겨 있다면 스마트키에 든 기계식 키를 빼서, 손잡이 앞부분을 누른 채 키 구멍에 꽂아 차 뒤쪽으로 돌립니다. 기계식 키로 열리는 문은 운전석뿐입니다.

차체 밖으로 튀어나온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오토 플러시 도어 손잡이
잠금이 풀려 밖으로 나온 아이오닉 5의 바깥 손잡이. 사진: Damian B Oh,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문 잠금이 말을 듣지 않을 때 설명서가 권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잠금 해제 버튼을 누르면서 손잡이를 당겨 보고, 다른 문을 차례로 시도하고, 앞 창문이 내려가면 밖으로 손을 뻗어 기계식 키로 여는 순서입니다. 기아 EV6처럼 오토 플러시 손잡이를 단 다른 차도 비슷한 구조로 소개됐지만, 버튼 위치는 차마다 다르니 자기 차 설명서를 한 번 펼쳐 보세요.

창문을 깨는 방법은 유리 종류에 달렸습니다

문이 끝내 열리지 않으면 창문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국립소방연구원이 6월 공개한 실험에서 이중접합차음유리는 비상탈출망치, 펀치형·카드형 망치로 여러 번 때려도 중간막이 충격을 흡수해 맞은 부분만 부서졌습니다. 짧은 시간에 빠져나갈 틈을 만들기 어렵다는 결과입니다(뉴스핌).

강화유리는 탈출 도구로 모서리를 치면 비교적 쉽게 깨집니다. 내 차 옆 유리가 어느 쪽인지는 유리 좌우 아래 구석의 표기로 알 수 있습니다. ‘TEMPERED’는 강화유리, ‘LAMINATED’는 접합유리입니다. 접합유리 차라면 망치보다 문 수동 해제 장치의 위치를 아는 편이 훨씬 중요합니다.

나라마다 규제는 어디까지 왔나

나라현재 상황
중국2027년 1월 1일부터 안팎 모두 기계식으로 열리는 손잡이 의무(이미 승인된 차종은 2029년 1월까지 변경). 8월 공개된 리콜은 테슬라 중국 생산 모델3 973,156대·모델Y 1,956,713대와 수입 모델3·S·X 약 4만6천 대가 대상이며, 9월 25일부터 경고 라벨을 붙이고 사고 뒤 창문을 자동으로 내리는 소프트웨어를 넣습니다.
미국2025년 9월 모델Y, 12월 모델3 비상 해제 장치 조사. 2026년 7월 모든 차에 알아보기 쉬운 탈출 장치를 요구하는 새 기준 제정 절차 시작.
한국문 잠금장치·경첩 강도 기준은 있지만, 전원이 끊겼을 때 여는 방법과 비상 장치 표시 기준은 없음. 국내 판매 차량 리콜 발표 없음.

중국 기준의 세부 내용은 CnEVPost, 미국의 새 기준 절차는 Electrek 보도에 나와 있습니다. 미국 의회에 1월 발의된 법안은 문 손잡이 문제와 관련된 사망자 15명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국내 기준이 비어 있다는 점은 지디넷코리아가 짚었고, 국토교통부는 국제 안전 기준 논의와 함께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5만6천 대 넘게 팔렸고 그중 모델Y가 4만3천 대 이상입니다. 중국처럼 라벨과 창문 업데이트가 국내 차에도 들어올지는 정해진 것이 없으니, 기준이 생기기 전까지는 차주가 위치를 알아 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차에서 해 둘 것

  1. 운전석과 뒷좌석 문에서 수동 해제 장치나 기계식 손잡이가 어디 있는지 눈으로 봅니다. 테슬라는 차량 화면 매뉴얼의 ‘전력이 없을 때 도어 열기’에 그림이 있습니다.
  2. 가족과 자주 태우는 사람에게 위치를 알려 줍니다. 뒷좌석에 앉는 사람일수록 중요합니다.
  3. 옆 유리 구석의 TEMPERED·LAMINATED 표기를 보고 비상탈출망치가 쓸모 있는 차인지 가늠합니다.
  4. 12V 배터리 경고가 뜨면 미루지 말고 점검받고, 어린아이만 차에 남겨 두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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