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 받은 날 운전하면 약물운전입니다: 깨어났어도 당일은 안 되는 이유
수면내시경을 받은 날에는 직접 운전하지 않는 것이 기준입니다. 회복실에서 깨어나 혼자 걸어 나올 수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내시경 검사 등으로 마취제나 최면진정제를 맞은 당일에는 운전과 기계 조작을 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식약처 보도자료, 2024년 8월).
법으로도 문제가 됩니다. 수면내시경에 주로 쓰는 프로포폴과 미다졸람은 향정신성의약품이고, 그 영향이 남은 상태에서 운전하면 도로교통법이 금지하는 약물운전이 될 수 있습니다. 올해 4월 2일부터는 처벌이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무거워졌고, 적발되면 면허도 취소됩니다.
건강검진을 차로 다녀올 생각이었다면 예약할 때 귀가 방법부터 정해 두세요.
회복실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과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검사가 끝나면 회복실에서 쉬다가 의료진이 귀가를 허락합니다. 이때 보는 것은 숨을 제대로 쉬는지, 혈압·맥박이 검사 전과 비슷한지, 부축 없이 걷는지, 완전히 깨어 있는지 같은 항목입니다.
이 기준은 ‘집에 가도 될 만큼 안정됐는가’를 보는 것이지 운전 능력을 재는 시험이 아닙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진료지침은 퇴실 기준을 만족한 환자도 진정 전보다 정신운동기능이 평균 30~40% 떨어져 있었다는 연구를 들어, 귀가할 때 보호자와 함께하라고 권고합니다(2021 진정내시경 임상진료지침).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진정 약물의 효과를 술에 빗댑니다. 정신이 들어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다고 느껴도 능력은 평소보다 떨어져 있다는 뜻입니다. 수면내시경 뒤 혼자 차를 몰고 집에 왔는데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환자도 있다고 합니다.
약마다 허가사항에 적힌 주의 문구도 다릅니다.
| 약 | 분류 | 허가사항·권고에 적힌 내용 |
|---|---|---|
| 프로포폴 | 향정신성의약품 | 정상적인 행동이 어려운 상태(수행 장애)가 12시간까지 이어질 수 있음. 퇴원 때 동반인이 있는지, 운전을 언제 다시 할지는 환자 상태에 맞춰 안내하도록 함(프로포폴 제품 허가정보) |
| 미다졸람 | 향정신성의약품 | 주사 뒤 3시간은 퇴원하지 않고, 그 뒤 보호자와 함께 퇴원. 졸음·집중력 저하로 운전 등 위험한 기계 조작을 하지 않도록 함(미다졸람 제품 허가정보) |
두 약을 함께 쓰거나 진통제를 더하면 회복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지침은 미다졸람처럼 작용 시간이 긴 약을 쓰면 프로포폴만 쓸 때보다 기능 저하가 더 심하거나 오래 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어떤 약을 얼마나 쓰는지는 병원과 사람마다 다르므로 ‘몇 시간 지나면 괜찮다’는 일률적인 선은 없습니다. 공식 권고가 시간 대신 ‘당일’을 기준으로 삼는 이유입니다.
‘멀쩡했다’는 말로는 약물운전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도로교통법 제45조는 술 말고도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여기서 약물은 마약류관리법의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와 환각물질입니다(도로교통법 제2조 제35호). 프로포폴과 미다졸람은 의약품 허가정보에 마약류 구분 ‘향정’으로 올라 있습니다.
약을 맞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처벌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였는지가 쟁점입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 죄가 그런 상태에서 운전하는 순간 성립하고, 실제로 운전을 제대로 못 할 지경에 이르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운전할 때 아무 증상이 없었다는 본인 진술만으로는 성립을 막을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대법원 2010도11272 판결). 필로폰 사건이지만 같은 조항에 대한 판단입니다.
경찰은 약물운전이 의심되면 침으로 하는 간이시약검사 등으로 측정할 수 있고, 운전자는 응해야 합니다(제45조 제2항). 약에 취한 느낌이 없었다는 것은 스스로를 지켜 주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4월 2일부터 처벌이 무거워졌습니다
2025년 4월 공포된 도로교통법 개정(법률 제20864호)이 올해 4월 2일 시행되면서 약물운전 처벌이 올라갔습니다. 4월 2일 이후의 위반부터 적용됩니다.
| 구분 | 4월 1일까지 | 4월 2일부터 |
|---|---|---|
| 약물운전 |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
| 경찰 측정 거부 | 측정 조항 없음 |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
| 10년 안에 다시 약물운전 | 가중 조항 없음 | 2년 이상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3천만 원 벌금 |
면허도 바뀌었습니다. 개정법은 약물운전과 측정 거부를 면허를 반드시 취소해야 하는 사유로 정했습니다(제93조 제1항). 취소되면 1년 동안 다시 딸 수 없고, 약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냈다면 2년, 사람이 숨졌다면 5년입니다(제82조 제2항).
사고가 나면 돈 문제도 커집니다. 2022년 7월 28일 이후 가입한 자동차보험부터는 약물운전 사고를 내면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먼저 보상한 뒤, 의무보험 한도만큼을 운전자에게 사고부담금으로 청구합니다. 피해자 1명당 사망 1억 5천만 원·부상 3천만 원, 대물은 사고 1건당 2천만 원까지입니다(국토교통부 보도자료, 2022년 7월).
보호자 없이 가야 한다면
진료지침은 진정내시경 뒤 귀가할 때 보호자와 함께하라고 권고하면서, 누가 보호자가 될 수 있는지는 각 병원 내규에 맡겼습니다. 그래서 보호자 조건은 병원마다 다를 수 있으니 예약할 때 물어보세요.
보호자를 구하기 어렵다면 선택지는 이렇습니다.
- 차를 두고 가기. 대한마취통증의학회 회장은 보호자가 운전하는 차를 타거나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당부했습니다.
- 자전거·전동킥보드도 타지 않기.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도 약물의 영향이 있는 상태에서 운전하면 안 됩니다(도로교통법 제50조 제8항).
- 비수면 내시경 고려하기. 진정제를 쓰지 않는 검사라면 진정제 때문에 운전을 미룰 일은 없습니다. 검사가 힘들 것 같다면 검진기관과 먼저 상의하세요.
귀가한 뒤에도 그날은 쉬는 편이 좋습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검사 당일 운동이나 계약처럼 집중과 판단이 필요한 일도 하지 말고, 하루 정도는 업무도 쉬라고 권합니다. 검사 결과 설명은 흐릿하게 기억날 수 있으니 보호자와 함께 듣거나 결과지를 받아 두세요.
검사 전에 병원에 알려야 할 것
진정 중 생기는 호흡·순환 문제는 대부분 잠깐 나타났다가 후유증 없이 회복되지만, 드물게 심각해지기도 합니다. 진료지침은 진정 관련 사망 사례 대부분이 산소 부족과 기도 막힘의 결과였다고 적고 있습니다.
9월 17일 전남 화순의 한 의원에서는 수면내시경 도중 60대 환자가 의식을 잃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숨졌습니다. 경찰이 부검을 의뢰하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머니투데이, 9월 18일).
환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검사 전 문진에 빠짐없이 답하는 것입니다. 지침이 검사 전에 확인하라고 권고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수면무호흡증이 있는지
- 지금 먹고 있는 약과 약 알레르기
- 예전에 수면마취나 진정 뒤 문제가 있었는지
- 마지막으로 먹고 마신 시각과 종류
- 음주·흡연 습관, 임신·수유 여부
- 심장·폐·콩팥·간 질환
나이와 체중도 봅니다. 지침은 65세 이상을 고령으로 보고 진정제 첫 용량과 추가 용량을 줄이라고 권고하며, 체질량지수 25 이상은 산소가 떨어질 위험 요인으로 봅니다. 해당한다면 검사 전에 의료진에게 먼저 말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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