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이면 세율 35%? 8,800만 원은 연봉이 아니라 과세표준 기준

뉴스에 나오는 ‘8,800만 원을 넘으면 세율 35%’의 8,800만 원은 연봉이 아니라 과세표준입니다. 연봉에서 근로소득공제와 보험료 등을 빼고 남은 금액입니다. 부양가족 없이 본인 공제만 받는 직장인이라면 연봉 1억 원의 과세표준은 약 7,500만 원이고, 가장 높은 세율은 24%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과세표준이 8,800만 원을 넘기 시작하는 연봉은 약 1억 1,400만 원입니다. 그 뒤에도 35%는 8,800만 원을 넘은 부분에만 붙습니다. 다만 구간이 올라갈수록 연봉 인상분에서 손에 남는 몫은 줄고, 연봉 1억 2,000만 원 바로 위처럼 인상분이 거의 남지 않는 좁은 구간도 있습니다.

연봉에서 과세표준까지 빠지는 돈

과세표준은 총급여(연봉에서 식대 같은 비과세 수당을 뺀 금액)에서 공제를 차례로 뺀 금액입니다. 가장 큰 것은 근로소득공제입니다. 국세청 근로소득공제 표에 따르면 총급여 4,500만~1억 원은 1,200만 원에 4,500만 원을 넘는 금액의 5%를 더하고, 1억 원 초과는 1,475만 원에 1억 원을 넘는 금액의 2%를 더합니다. 한도는 2,000만 원입니다.

여기에 본인 기본공제 150만 원, 근로자가 낸 국민연금·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고용보험료가 더 빠집니다. 2026년 근로자 몫은 국민연금 4.75%(보험료율 9.5%의 절반), 건강보험 3.595%(보험료율 7.19%의 절반), 장기요양보험은 건강보험료의 13.14%, 고용보험 0.9%입니다.

아래 표는 이 기준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부양가족이 없고, 비과세 수당과 신용카드 사용액 같은 추가 공제도 없다고 가정했습니다.

연봉(총급여)근로소득공제기본공제+보험료과세표준(약)가장 높은 세율
5,000만 원1,225만 원636만 원3,139만 원15%
7,000만 원1,325만 원830만 원4,845만 원15%
1억 원1,475만 원1,016만 원7,509만 원24%
1억 2,000만 원1,515만 원1,116만 원9,370만 원35%
1억 5,000만 원1,575만 원1,265만 원1억 2,160만 원35%

연봉과 과세표준 사이에는 약 1,900만~2,800만 원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조건에서 24% 구간은 연봉 약 7,200만 원부터, 35% 구간은 연봉 약 1억 1,400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기본공제 대상 가족이 있으면 1명당 150만 원씩, 신용카드 사용액 공제를 받으면 그만큼 과세표준이 더 낮아집니다. 반대로 연봉에 비과세 식대가 들어 있으면 총급여가 줄어드니 같은 구간이 조금 더 높은 연봉에서 시작합니다.

35%는 8,800만 원을 넘은 금액에만

소득세는 과세표준을 구간별로 나눠 구간마다 세율을 따로 곱합니다. 국세청 종합소득세 세율표 기준으로 1,400만 원까지 6%, 1,400만~5,000만 원 15%, 5,000만~8,800만 원 24%, 8,800만~1억 5,000만 원 35%입니다.

벽면 위쪽에 ‘국세청’ 글자가 붙은 세종시 국세청 청사 외관
세종시에 있는 국세청 청사. 사진 Minseong Kim,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연봉 1억 2,000만 원(과세표준 약 9,370만 원)이라면 35%가 붙는 돈은 8,800만 원을 넘은 약 570만 원뿐입니다. 나머지에는 아래 구간 세율이 적용돼 세액공제 전 소득세(산출세액)는 약 1,735만 원으로 연봉의 약 14%입니다.

실제로 내는 세금은 여기서 근로소득세액공제 같은 세액공제를 뺀 금액이고, 그 소득세의 10분의 1만큼 지방소득세가 따로 붙습니다.

연봉이 100만 원 오르면 얼마가 남나

구간이 체감되는 곳은 연봉 전체가 아니라 오른 몫입니다. 위 표와 같은 조건에서 연봉이 100만 원 오를 때 늘어나는 돈은 이렇습니다.

지금 연봉늘어나는 소득세+지방소득세늘어나는 보험료손에 남는 돈
5,000만 원(15% 구간)약 14만 원약 10만 원약 76만 원
1억 원(24% 구간)약 25만 원약 5만 원약 70만 원
1억 3,000만 원(35% 구간)약 36만 원약 5만 원약 59만 원

1억 원 이상에서 보험료 증가분이 작은 것은 국민연금에 상한이 있어서입니다. 월 소득이 상한(7월부터 659만 원, 국민연금공단 안내)을 넘는 연봉 약 7,900만 원부터는 연봉이 올라도 국민연금 보험료가 더 늘지 않습니다.

인상분이 거의 남지 않는 좁은 구간도 있습니다. 소득세법 제59조는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를 총급여에 따라 줄이는데, 총급여가 1억 2,000만 원을 넘으면 넘은 금액의 절반씩 한도가 50만 원에서 최저 20만 원까지 깎입니다.

그래서 연봉이 1억 2,000만 원에서 1억 2,060만 원으로 60만 원 오르면 세액공제가 30만 원 줄고, 늘어난 과세표준에는 35%가 붙습니다. 소득세·지방소득세·보험료를 합쳐 약 57만 원이 늘어 손에 남는 돈은 3만 원이 채 안 됩니다. 총급여 7,000만 원을 넘는 곳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한도가 66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내려갑니다.

이 계산은 1년 전체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매달 월급에서 떼는 세금은 간이세액표에 따른 원천징수라 실제 부담과 차이가 있고, 그 차이는 연말정산에서 맞춰집니다.

18년 그대로인 8,800만 원, 바뀔까

35% 구간이 시작되는 8,800만 원은 2008년 이후 그대로입니다. 2023년 귀속분부터 아래 두 구간만 1,200만 원에서 1,400만 원으로, 4,6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그사이 소득은 크게 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08년 2,542만 원에서 2025년 5,257만 원(잠정)으로 두 배 넘게 늘었고, 연봉 1억 원을 넘는 근로자는 2009년 19만 6,539명에서 2024년 154만 5,725명이 됐습니다.

국회에는 과세표준을 물가에 맞춰 올리자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돼 있습니다.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이 4월 28일 대표발의한 안은 2027년부터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만큼 구간 금액을 자동으로 올리는 내용입니다(뉴스핌). 이인선 의원(국민의힘)이 3월에 낸 안은 2027년 적용 구간을 먼저 올린 뒤 매년 물가를 반영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윤준병·박선원 의원과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도 비슷한 안을 냈습니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6월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정부는 “중장기 과세 기반과 과세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사안”이라고 했고, 누진세율 구조에서는 감세 효과가 고소득자에게 몰린다는 의견을 냈습니다(파이낸셜뉴스). 2026년 세제개편안에도 구간 조정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올해 번 소득을 정산하는 내년 초 연말정산에는 지금 구간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김미애 의원 안 기준으로 2027년 1월 1일 이후 소득부터입니다.

내 구간은 원천징수영수증에서

추정 대신 실제 구간을 알고 싶다면 작년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의 ‘과세표준’ 금액을 보면 됩니다. 회사에서 받거나 홈택스의 지급명세서(원천징수영수증) 내역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이 금액이 5,000만 원이나 8,800만 원 가까이에 있다면 올해 인상분 일부에는 한 단계 높은 세율이 붙을 수 있습니다.

구간 경계 근처에서는 공제를 볼 때도 구간을 함께 봐야 합니다. 소득공제 100만 원은 과세표준을 100만 원 낮춰 15% 구간이면 약 16만 5천 원, 24% 구간이면 약 26만 4천 원, 35% 구간이면 약 38만 5천 원의 세금(지방소득세 포함)을 줄입니다. 세액공제는 이와 달리 구간과 상관없이 공제율대로 세금에서 바로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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